문자 보낸다고 말은 했지만, 내가 먼저 문자를 하기는 귀찮았고 토우마에게서 오는 문자도 대부분 앱에 관련된 사무적인 문자였다.
그래도 말끝에 이래저래 덧붙이는 한 마디가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반 친구들과 몇 번 놀기는 했지만, 그녀들은
나와 토우마의 비밀을 모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앱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된 것 같다.
2학기, 내가 스마트폰에 스스로 만든 시간표를 넣고 교실에 들어가니 피부가 한층 검어진 친구들이 있었다.
토우마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했더니 "졸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또 못 잔 거야?"
앱이 다 만들어졌는데 라고 말했더니 "숙제가……" 라며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나는 웃으며 말을 하려고 했지만, 신중하게 의자를 당겨 앉았다. 할 수 있는 한 평정심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말한다.
"그건 자업자득이라는 거에요 남편님"
어떻게 대답할까? 하는 생각으로 심장이 고동쳤지만, 별다를 것 없는 평소와 같은 목소리였다.
"부인님이 냉정해……"
나는 돌려 앉아 토우마에게 등을 향하며 눈썹을 내린다. 턱을 당겨서 뛰어오르는 심장이, 이대로 다 타버려 재가돼도 좋다고 생각했다.
다 타서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 그야, 왠지 모르게 너무나 기뻤으니까.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라며 토우마는 말한다. 깜짝 놀라 뒤돌아 봤더니
"머리, 묶었네"
그 말을 들은 내가 더 놀랐다. 정말 이 사람은, 진짜 남잔가 하고 생각하며 손을 목 뒤로 가져간다
"응"
이라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지만
나는 몇 년 만에 머리를 묶고 등교했다. 여름방학 중반 엄마한테 "너 요즘에 얼굴이 안 올라가네"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스트레스를 느낄 때 가끔 있었던 위화감이 사라졌다. 거울을 봐도 얼굴이 올라가는 건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내 병은 낫을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일 낫는다고 한다면, 분명 그건 지금처럼 지낼 수 있게 만들어준 사람 덕분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숙제 보여줄까?"
"진짜로? 그럼 고맙긴 한데 왜 갑자기?"
그렇게 물어보는 토우마에게 나는 "정이야"라고 대답하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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