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가 되고, 무언가 극적으로 변하지는 않았다. 나와 토우마는 여전히 반 친구들에게서 부부라고 불렸고, 토우마는 수행승같이
시간표 앱을 고치는 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나는 뭘 했느냐고 묻는다면 슬슬 휴대폰 사용에 익숙해져서, 앱 업그레이드도 혼자서 할 수 있게 됐다.
"어라 새로운 버전 나왔네?"
점심시간, 원래는 하면 안 되지만 휴대폰을 꺼내 업그레이드 표시를 보고 무심코 중얼거렸더니 "나왔어" 라며 토우마가 뒤에서
대답했다. 그랬더니 바로 옆에 앉아있던 친구가
"나도 그거 쓰고 있어! 산양 나오는 거"
라고 말해서 나는 깜짝 놀랐다
"뭐? 산양?"
그렇게 얘기를 나누니 다른 애들도 다가오기 시작한다. 몸을 내밀고 화면을 보던 다른 아이가 말한다.
"어 산양 시간표, 내 친구도 쓴다고 말했어, 편리하다는 것 같아"
있지-- 라며 물어오는 친구들 때문에 나는 너무 놀랐다. 그녀들의 설명으로는 인터넷의
블로그 서비스랑 연동돼서 교내에 퍼졌다는 것 같다. 나는 그런 서비스를 잘 모르기 때문에 전혀 몰랐다.
놀라긴 했지만, 조금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기뻤다. 그야 이건 토우마의자신작 이고, 정말로 훌륭한 앱이고 좋아서 한다고는 했지만, 칭찬받을만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거 만드는 거 분명 우리 학교 학생이겠지?"
라고 누가 말해서ㅡ 나는 시선을 돌려 토우마의 얼굴을 살펴본다. 토우마는 주머니에서 자기 휴대폰을 꺼내 "나도" 라고 말했다.
"쓰고 있어"
그 말에, 나는 조금 놀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 예령이 울려서 학생들이 자리에 앉고 조금 조용해지자 나는 물어봤다.
"비밀로 해 둘 거야?"
"음-- 어쩔까?"
토우마는 밑에서부터 나를 올려다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실은 좀 위험하거든, 앱을 개발하려면 신용카드 등록이나, 필요한 게 있거든, 나는 미성년자라 카드가 없으니까, 누나 계정정보를 빌리고 있어서"
들켜서 뭔가 있으면, 좀이라며 토우마가 말해서 이해했다. 지금까지 아무한테도 앱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쿠미씨는"
말하고 싶어?'라고 물어보길래, 나는 망설였다. 그렇구나, 내가 그린 그림도 있으니까, 라고 생각했지만, 말하면 귀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의 장난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고 보다는 일상이 되고 있지만, 이 이상 귀찮은 일은 피하고 싶다.
"나는 비밀로 해도 괜찮아"
"그럼 비밀로"
비밀 그 단어가 생각보다 달콤해서 나는 허둥대며 앞을 바라봤다. 얼굴을 숨길 커튼이 없다는 게 이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곤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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